필리핀, '코로나19 예산' 확보 위해 카지노와 군사기지까지 매각 논의
▲ 필리핀 마닐라 체육관에 마련한 코로나19 격리시설 (사진=연합뉴스/EPA)
필리핀은 코로나19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군사기지부터 카지노까지 다양한 매각안이 제시됐다.
13일(현지시간) 필리핀 경제매체 비즈니스월드 등에 따르면 판필로 락손 상원의원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서 모든 옵션을 고려하라고 말했다”며 “국가안보가 위협받지 않는 한 군사기지 내 골프 코스를 매각하는 등 기존의 통념을 벗어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필리핀이 예상한 코로나19 예산 규모는 악 1조1700억 페소(한화 약 28조원)이다. 그러나 수도인 마닐라가 위치한 루손섬까지 봉쇄령이 확대되면서 사실상 모든 경제활동이 중단됐고, 이는 세금을 거둘 수 있는 세수원의 감소로 이어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대규모 실업으로 근로소득세를 거둘 수 없게됐고, 공장이 문을 닫은 기업은 법인세를 낼 수 없게 됐다. 또한 식료품과 의약품 등 필수재를 제외한 나머지 가게들도 운영을 중단하면서 이들이 내는 부가가치세도 크게 줄었다.
이에 필리핀은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로부터 자금을 빌리거나 정부 자산을 매각해 예산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앞서 필리핀 문화센터(CCP)와 국제컨벤션센터(PICC) 매각안이 논의됐으며, 필리핀 상원 내에서는 카지노를 팔자는 의견도 나왔다. 대표적으로 필리핀 국영기업인 PAGCOR가 소유한 루손섬 내 카지노 47곳을 매각하거나 민영화하자는 주장이 나왔으며, 이를 통해 약 3000억 페소(약 7조원)를 조달할 수 있다고 프랭클린 드릴론 상원의원은 주장했다.
다수의 필리핀 현지매체를 살펴보면 필리핀 상원은 코로나19 예산 마련을 위해 투명성이 보장된다는 전제 하에 정부 자산을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로날드 데 라 로사 상원의원은 “자산 매각 과정에서 투명성이 보장되는 한 이를 찬성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