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아이돌의 몰락…SES 슈 “도박빚 3억 원 갚아라”
수억 원대 원정도박을 한 혐의로 지난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걸그룹 S.E.S 출신 유수영 씨(예명 슈)가 관련 민사소송에서도 패소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재판장 이동욱)는 박모 씨가 유 씨를 상대로 "빌려준 돈 3억4천6백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달라"며 낸 대여금 청구 소송에서 오늘(27일) 원고 승소 판결했습니다.
박 씨는 2018년 6월 파라다이스 카지노 인천공항점과 파라다이스 카지노 워커힐에서 유 씨에게 도박 자금3억4천6백만 원을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하자 지난해 5월 소송을 냈습니다.
유 씨는 당시 교환한 카지노 칩 중 일부를 박 씨도 함께 사용했기 때문에 박 씨에게 대여한 금액이 얼마인지 특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박 씨가 수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도박자금을 상습적으로 빌려줬고, 자신에게 도박을 적극적으로 권유하며 자금을 빌리는 방법을 알려줘 도박을 방조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박 씨가 자신이 경제적·정신적으로 궁박한 상태에 빠져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특히 유 씨는, 박 씨가 사회에 미치는 해악이 큰 불법 도박을 위해 돈을 빌려준 것이므로 '불법 원인 급여는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는 민법 규정에 따라 돈을 돌려줄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유 씨가 박 씨에게 3억4천6백만 원 전액을 갚고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유 씨가 일본에서 태어난 특별영주권자라는 점이 근거가 됐습니다.
재판부는 "유 씨가 박 씨에게 빌린 돈으로 도박을 한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는 관광진흥법에 따라 외국인과 해외이주자의 출입이 허용됐다"며 "일본 특별영주권자인 유 씨가 여기서 도박을 한 행위는 일반적인 도박 행위와 달리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설령 박 씨가 유 씨에게 도박 자금을 빌려줘 유 씨의 도박 행위를 조장한 측면이 있더라도, 이러한 점만으로는 선량한 풍속과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유 씨가 경제적·정신적 궁박 상태에 빠졌다고 인정하기엔 증거가 부족하다며, 박 씨에게 빌린 원금과 지연손해금을 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유 씨는 2016년 8월부터 2018년 5월까지 마카오 등 해외에서 약 26차례에 걸쳐 모두 7억9천만 원 규모의 상습 도박을 한 혐의로 지난해 형사 재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범행 기간이 길고, 범행 횟수도 많다"며 "유명 연예인으로서 일반 대중과 청소년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다만 유 씨가 처벌 전력이 없고, 반성하는 점을 참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유 씨는 선고 직후 기자들을 만나 "아이들한테도 미안하고, 팬과 옆에 계신 분들에게도 너무 죄송하다"며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가 점점 변해가는 제 모습에 끔찍하고 화가 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주어진 벌이 마땅하고,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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