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도박 돈 쓴 만큼 성착취물 준다"…박사방 따라한 ‘도박방'
박사방 모방한 도박 사이트 운영자 구속...성착취물 유포하면서 '도박 홍보'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에 성착취물이 악용되고 있다. n번방·박사방의 성착취물 등이 불법 도박 사이트 홍보 미끼로 쓰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박사방을 운영해 도박에 돈을 많이 쓸 수록 더 자극적인 성착취물을 공유하는 방으로 승급시켜주는 범죄까지 발생했다. 불법도박과 성착취물 제작·유포의 검은 거래가 유지되고 있다.
N번방 조주빈 검찰 송치되는 모습을 토지노에서 안내합니다
24일 경찰청에 따르면 부산지방경찰청은 최근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성착취물을 유포하면서 불법 도박사이트를 홍보한 피의자 8명을 검거했다. 이 중 3명은 구속했다.
이들은 박사방 등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을 모방해 불법 도박사이트 홍보와 회원모집에 악용했다. 이들은 도박사이트 사용할 자금을 충전하는 정도에 따라 단계별로 성착취물을 유포하는 대화방을 운영했다.
입금을 많이 할수록 더 자극적인 영상을 공유하는 대화방으로 승급시켜주는 방식이다. 조주빈이 박사방을 운영한 방식과 유사하다. 조주빈은 유료회원을 끌어들이기 위해 무료방에 맛보기 영상물을 공유하고, 돈을 내면 다른 방에 공유되지 않은 성착취물 공개하는 고액방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을 썼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도 성착취물을 디스코드에서 유포한 20대 대학생 A씨를 이달 초 구속했다. A씨는 디스코드에서 성착취물을 채널을 운영하며 여러 경로로 입수한 불법 영상을 공유했다.
특히 A씨는 채널을 운영하면서 특정 도박사이트 회원가입을 유도했다. A씨는 홍보하는 대가로 1600만원을 챙겼다.
성착취 영상에 홍보 광고 끼워넣기도...박사방 협조한 '태평양'도 도박 총책
불법도박사이트와 성착취물의 유착은 이미 꽤 깊다. 성착취물이 도박사이트 가입을 유도하는 하나의 미끼가 된 지 오래다. 불법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은 자신들의 사이트 광고를 끼워 넣은 성착취물을 유포하기도 한다.
2017년 처음 등장한 ‘빨간방’은 대표적인 성착취물 공유방이자 불법도박 홍보 대화방이다. 최근까지도 운영됐고, 이제는 성착취물을 공유하는 오픈채팅방의 대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성착취물로 대화방 참가자를 늘리고 자연스럽게 불법도박을 홍보한다.
특히 최근에는 성착취물 유포자와 도박사이트 운영자 간 제휴도 맺고 있다. 유포자가 도박사이트 VIP 고객에게 성착취물을 보내주는 방식이다. 유포자도 도박 대화방을 홍보 창구로 쓴다. 조주빈의 경우 박사방 홍보를 도박 대화방에서도 했다.
조주빈과 공범 관계로 엮인 ‘태평양’도 도박사이트 총판(홍보·모객)을 맡았다. 태평양은 박사와 관계가 틀어지자 본인이 대화방을 만들고 박사방에 공유된 성착취물을 대거 풀었다. 해당 대화방에서 불법 도박도 홍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 관계자는 “성착취 사건의 범행 수법을 모방해 불법 도박사이트 홍보에 악용한 사례도 발생했다”며 “어떠한 경우든 성착취물을 유포하는 범죄는 쓸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