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사이트로 알았는데"…불법도박 유도 '피싱 사기'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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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인천에 사는 30대 여성 A씨는 이달 초 모르는 사람에게서 '1억 만들기 프로젝트'라는 제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고 무심코 링크를 클릭했다.
곧 재테크 '멘토'라는 B씨와 연락이 닿았고,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초대받았다.
재테크 멘토 B씨는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볼 수 있다며 투자를 권유했다.
A씨는 대화방에서 수익을 인증하는 다른 참여자들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재테크 업체를 소개하는 기사 등도 제시되자 멘토를 신뢰할만하다고 보고 투자를 하기로 했다.
B씨는 이후 A씨를 '코인 사다리'라는 이름의 온라인 게임에 참여하도록 안내했다.
최소 투자 금액으로 300만원을 제시했으나 A씨가 200만원밖에 없다고 하자 B씨는 100만원을 지원해주겠다고 했다.
A씨는 호기심에 200만원을 입금해 게임에 참여했고, 투자금은 20∼30분 만에 3천만원으로 불어났다.
급속도로 불어나는 돈에 A씨가 돈을 회수하겠다고 하자 B씨의 태도가 급변했다.
B씨는 "기분이 나빠서 못 도와주겠다"며 수수료 600만원을 내야 돈을 돌려줄 수 있다고 했다.
A씨가 '사기'라는 것을 직감하고 원금이라도 돌려달라고 하자 도리어 "신상을 유포해 사회에서 매장되도록 하겠다"라거나 "경찰에 신고해 도박죄로 처벌받도록 하겠다"는 등 협박성 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고민 끝에 인천 삼산경찰서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으나 혹시나 '멘토'의 말 대로 처벌받지 않을까 마음을 졸이고 있다.
A씨는 "멘토라는 사람이 5년간 계속해 이 일을 하고 있다면서 '누가 이기는지 보자'고 해 너무 무서웠다"고 호소했다.
합법적인 재테크를 가장해 불법 인터넷 도박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투자금을 가로채는 수법의 이른바 '피싱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30일 젊은 층이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합법적인 재테크라며 사행성 게임에 참여할 것을 유도하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소액의 투자금으로도 돈을 불려 고가의 차량이나 시계 등을 샀다는 인증 글을 함께 올리면서 학생이나 사회 초년생들을 유혹하고 있다.
범행 방식은 투자 초기 높은 수익이 나는 것처럼 속여 투자금을 늘리도록 한 뒤 이를 가로채는 수법이 대부분이다.
경찰 관계자는 "과도하게 많은 수익을 약속하는 경우 피싱 사기일 가능성이 높아 한 번 더 살펴봐야 한다"며 "피싱 사기범들은 대부분 해외에 서버를 두고 사기 행각을 이어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