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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이 2034년 월드컵 개최지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사실상 확정하면서 찬반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FIFA는 12일(한국시간) 화상 총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월드컵 개최를 승인할 예정이지만, 인권단체들의 반발과 유럽 축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48개 참가국 규모의 월드컵을 단일 국가에서 처음 개최하게 된다"며 사우디 개최 결정을 기정사실화했다. 2026년엔 미국·캐나다·멕시코 공동 개최, 2030년엔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가 공동 개최하지만 2034년엔 사우디가 단독 개최다.



이번 월드컵 유치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비전 2030'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2016년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석유·가스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사회·문화적 다각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덴마크 스포츠윤리연구소(PTG)는 '세계 스포츠를 장악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보고서에서 "사우디가 최근 2년간 910건의 스포츠 후원 계약을 체결하며 스포츠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중 축구 관련이 194건(21.3%)으로 가장 많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네이마르, 카림 벤제마 등 세계적 스타들을 영입하며 자국 리그의 위상을 높였고, 2021년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인수했다.



특히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지난 4월 FIFA와 연간 1억 달러(1400억원) 규모의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아람코는 2026년 남자 월드컵과 2028년 여자 월드컵의 공식 후원사가 됐다. 사우디 축구협회도 48개국 축구협회와 양해각서(MOU)를 맺으며 네트워크를 확대했다. '돈'의 힘으로 축구계에서 영향력을 키워온 끝에 마침내 월드컵 단독 개최까지 이른 셈이다.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댄 플럼리 셰필드할람대 교수는 "현대 사회에서 스포츠와 정치의 완전한 분리를 바라는 것은 현실에 존재하기 어려운 '유토피아'를 바라는 것"이라며 "권력과 영향력, 자금이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현실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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