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카지노 지배한 '도박왕' 스탠리 호 98세로 사망
생전의 스탠리 호 블룸버그
(서울·홍콩=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안승섭 특파원 =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마카오에서 40년간 카지노업계를 지배하며 '도박왕'으로 불렸던 스탠리 호가 26일 98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그는 1962년 처음 카지노 면허를 받은 후 2001년 법령 개정으로 독점이 해체될 때까지 40년간 마카오 카지노 시장을 독점했다. 한때 마카오 정부 재정의 3분의 2 이상이 그의 카지노가 납부한 세금으로 충당될 정도로 절대적인 위상을 자랑했다. 마카오가 중국으로 반환된 1999년에 아시아 외환위기가 닥쳤지만, 그의 카지노 사업은 더욱 번창했다. 중국 정부가 마카오에서만 유일하게 카지노를 합법화해 중국 본토의 관광객들이 마카오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한때 세계 최고 수익성을 자랑하던 카지노업체 SJM 홀딩스를 운영하며 아시아 최고 갑부 자리에 오르기도 했던 그는 정작 가장 가깝고 소중한 사람들에게는 "도박에 발을 들이지 말라"고 충고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8년 은퇴할 당시 그의 재산은 500억 홍콩달러(약 8조원)에 달했다. 홍콩에서 태어난 호는 4명의 아내와 결혼해 17명의 자녀를 낳았으나, 2017년 가족 사이에 재산 분쟁이 벌어지는 등 그의 말년은 자녀들의 재산 싸움으로 점철됐다. 그의 개인 기업인 STDM은 호화 호텔부터 헬리콥터, 경마 등 많은 분야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호는 카지노 주요 고객을 위한 호화 여행과 도박꾼들에게 돈을 빌려주거나 보증을 서주는 일도 했다. 그는 자선사업에도 힘을 써 현재 홍콩과 마카오에 있는 모두 12개의 박물관, 병원, 스포츠센터 등이 그의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 그는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政協) 위원이기도 해 중국 관영 방송은 그의 별세 소식을 전하면서 그를 "애국적 기업가"라고 칭하기도 했다. 호의 일부 자녀는 성공적인 카지노 업자로 성장했다. 그의 카지노 사업은 둘째 부인에게서 낳은 둘째 딸 데이지가 물려받았다. 맏딸 팬시는 MGM 리조트 마카오지사의 공동 의장이며, 아들 로렌스는 멜코 리조트 앤드 엔터테인먼트를 운영하고 있다. 호의 사망 소식이 나온 후 그의 가족들이 운영하는 기업들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SJM이 8.5% 오른 것을 비롯해 운송 회사인 순탁홀딩스는 17.6%, 카지노 운영업체인 멜코는 4.9% 오르는 등 시장 평균을 2% 이상 웃돌았다. 애널리스트들은 호의 죽음이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소재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스탠리 호 소유의 마카오 카지노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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